소통

[칼럼] 2020.11. 환경교육과 지역 사회 - 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심형진

관리자 2020.11.09

2020. 11. 에코칼럼

 

환경교육과 지역 사회

 

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심형진

 

시간과 공간(지역)은 역사를 해석할 때 시대적 배경과 지리적 특성 및 자연환경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요소다. 그런데 인간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공간에 더해 역사를, 다시 말해서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인간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영향을 받고 자연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세대를 거쳐 전해오는 문화(역사)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인간이 성장하기까지는 그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영향을 받는다.

최근 국립생태연구원이 주관하고 진행한 인천의 생태자산을 선정과 이에 대한 생태계 서비스 평가사업이 있었다. 생태적으로 가치가 있는 지역을 선정하고 평가하는 일인데, 인천의 환경단체 활동가와 환경관련 교육을 하는 선생님들로 구성된 팀이 먼저 100개 지역을 선정하였다. 그다음 선정한 지역이 과연 생태 자산으로서 시민에게 줄 수 있는 서비스가 어떤지 평가하였다.

강화군과 옹진군을 제외한 내륙지역만으로도 100개의 지역이 생태자산으로 선정되었으니 인천 지역의 생태환경은 인간을 키워낼 충분한 자산을 가지고 있다. 이 사업에서 선정한 생태자산 외에도 동네 뒷산이나 집단주택 내 조경과 근린공원 등이 모두 생태교육의 훌륭한 자산이니 아이에게 생태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환경 자산은 차고도 넘친다.

문화 또는 역사와 사회와 관련한 것은 모두 사람과 관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가까이는 가족에서부터 친구와 이웃 주민으로 범위가 확장되면서 더욱 풍부해진다. 학교 교육도 빼놓을 수 없다. 학교 교육은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그 가치가 도드라진다. 비대면 수업으로는 배움을 증진시킬 수 있지만 그를 체화시킬 사회성을 기를 수 없다는 사실이 날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학교가 배움이 체화되는 곳이라 할지라도, 사회는 학교에서는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층위의 사람들을 접하고 다양한 상황을 접한다는 점에서 그 확장성은 더욱 크다. 교육의 최종 목적은 배움의 실천이라는 점에서 실천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며, 그 일상이 문화가 되고 역사가 되는 지역에서의 교육은 학교 교육의 완성이다.

지역 교육과 관련한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미추홀구에 적을 두고 있는 협동조합 다락이다. 공동구매와 교육을 주 사업으로 하는 협동조합이다. 이 협동조합의 설립 과정이나 목적, 그리고 현재의 활동을 살펴보면 환경교육에서도 참고할만한 점이 많다.

미추홀구가 아직 남구라는 이름을 갖고 있을 때, 지역에 작은 도서관을 건립하고 이의 운영을 위해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도서관 관련 교육을 시켰다. 교육을 수료한 구민들은 집과 가까운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였다.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회의를 통해 도서관 운영과 관련한 업무를 결정하고 실행하였다. 어제까지는 경력단절 여성이었던 분들이 비록 소득을 창출하지는 않지만 작은 도서관의 경영자가 된 것이다. 이렇게 경영자가 된 동네 주민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능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는데 그때 마침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에 따른 정부와 지자체의 협동조합 육성을 위한 정책들이 막 펼쳐지고 있었다. 정책과 시민의 만남에 따라 그 고민은 협동조합 다락으로 결실을 맺었다. 협동조합 다락의 조합원은 학익동 신동아 아파트의 주민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웃들이다. 이웃들이 공동구매를 통해 물품을 나누고 서로 갖고 있는 재능을 통해 엄마 선생님으로 거듭났다. ‘나와 이웃의 아이를 마을이 가르치는엄마학교의 선생님인 조합원들은 아이를 가르치기 위해 학습 모임을 결성하였고 이를 통해 배양된 능력으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방과 후 수업교사로 활동했을 뿐만 아니라 협동조합에서 만든 지역 공부방을 통해 이웃과 이웃이, 이웃 아이와 이웃이, 이웃아이와 이웃아이가 서로서로 얼굴이 보이는 관계를 맺게 되었다. 얼굴을 익힘으로써 얼굴을 아는 아이와 어른은 지역 공동체의 일원이 되고 서로가 서로의 선생으로 기능하게 되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라는 말이 있듯 얼굴을 아는 사람이 많을수록 지역은 좁아지고 좁아진 지역에서의 행동은 조심스러워진다. 그리고 그러한 행동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사례가 말해주는 것은 마을의 작은 도서관을 마을사람들로 운영하겠다는 정책이 파생한 결과에서 보듯 정책당국자의 리더십이 중요하고 그를 받아 한 단계 더 진전시킨 마을교육이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생태와 환경은 그리고 사회는 하나의 고리를 이루며 연결되어 있다. 연결되어 있음은 서로가 서로의 원인이자 결과이며 끝없는 되먹임 사슬을 이루고 있음이다. 따라서 학교교육과 지역의 교육은 서로가 원인이자 결과가 되는 되먹임 사슬의 한 고리를 이룬다. 원인이 좋은 결과를 만들고 좋은 결과가 다시 좋은 원인이 되어 순환하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배움의 실천이 일어나는 지역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따라서 마을을, 마을사람을 새롭게 하는 실천 활동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지역을 하나의 교육공동체로 만들어야 한다. 우선해야 할 일은 지역에 환경교육과 관련한 자산조사다. 환경교육을 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보유자가 얼마나 되는지? 환경과 생태 보존 활동을 하는 단체가 존재하는지? 햇빛발전협동조합 등 환경 관련 사회적 경제 기업과 마을도서관과 마을회관 등 교육에 활용할 시설이 있는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일단 자산이 파악이 된다면 이들을 어떻게 조직하고 연결할지 정책을 세운다. 그다음 지역주민에 대한 수요 조사를 실시하고 지역주민을 지역 환경교사로 세운다. 이를 위해서는 마을단위에서 입문 단계부터 고급과정, 전문교사 과정에 이르는 체계적인 성인교육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여기서 배출된 지역교사들은 지역 내 학교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방과 후 수업뿐만 아니라 정규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마을교육공동체는 공고해지고 학교에서의 배움과 지역에서의 실천, 반대로 지역에서의 배움과 학교에서의 실천은 하나의 사슬처럼 맞물리면서 사회의 문화를 바꾸고 환경을 보호보존하면서 인류를 위한 새로운 역사를 하나하나 쌓아갈 것이다.